원화 스테이블코인 문제점, 한국은행은 왜 은행부터 발행하자고 하나요?
한국은행 백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으로 통화량·국채금리·코인런·외환 규제 우회·예금 이탈을 꼽았어요. 그중 한국만의 걱정이 외환 규제 우회라서, 외국환 업무를 하던 은행이 먼저 발행하자고 합니다.
최초 발행 · 감수 김유진 세무사 · 장성우 변호사 · 다음 정기 검토 2026.12
2026년 시행 법령 기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나오면 해외 거래처한테 원화 코인으로 받으면 되는 거죠?” 수출 업무를 하는 분들이 요즘 자주 하는 질문이에요. 편해질 수 있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코인의 제도를 짜는 쪽, 특히 한국은행은 그 편리함 때문에 걱정이 크다고 공식 보고서에 적었어요.
이 글은 한국은행 백서 「디지털 시대의 화폐, 혁신과 신뢰의 조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이슈와 대응방안」의 리스크 장을 쪽수와 함께 따라갑니다. 무엇을 문제로 봤는지, 왜 그게 「은행부터」라는 결론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코인으로 대금을 받는 회사가 지금 무엇을 정해 두면 되는지까지요. 법안이 몇 건이고 은행 지분 요건이 어디서 나왔는지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안 7건, 은행 51%는 조문에 없습니다에서 따로 다뤘어요.
한국은행이 꼽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크게 다섯 가지이고, 그중 둘은 한국에만 더해지는 위험이라고 따로 분류했습니다. 백서는 리스크 장을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본문 59쪽)과 「우리나라의 특수성에 따른 추가 리스크」(68쪽)로 나눠요. 앞쪽은 미국이든 유럽이든 스테이블코인이 퍼지면 생기는 일이고, 뒤쪽은 한국의 외환 제도와 금융산업 구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 위험 | 백서가 설명한 원리 | 분류(백서 쪽수) |
|---|---|---|
| 통화량 증가 | 발행사는 많이 찍을수록 이익이 커서 줄일 유인이 작다 | 공통(59~60쪽) |
| 국채 금리 변동 | 준비자산으로 단기 국채를 대량 매입·매도하면 금리가 흔들린다 | 공통(59쪽) |
| 코인런 | 예금자보호도 중앙은행 유동성 공급도 없어 신뢰가 흔들리면 한꺼번에 몰린다 | 공통(59쪽) |
| 외환·자본유출입 규제 우회 | 개인지갑 간 거래는 은행 창구를 거치지 않는다 | 한국 추가(68~72쪽) |
| 예금 이탈과 금산분리 | 예금이 발행사로 옮겨 가 은행 대출 기능이 약해지고, 비은행 대기업 발행은 금산분리와 부딪친다 | 한국 추가(79쪽) |
첫 줄의 통화량 이야기는 감이 잘 안 올 수 있어요. 백서 참고 V-1(60쪽)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찍은 만큼 실질 통화량이 1:1로 늘어나는 과정을 그립니다. 100억원어치가 발행되면, 그 100억원은 준비자산(예금이나 국채)으로 다시 금융시장에 들어가는데 시중에는 결제에 쓸 수 있는 원화 코인 100억원이 따로 돌아다니게 되는 구조예요. 현재 통화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돈처럼 쓰이는 양이 그만큼 늘어나는 셈이죠.
코인런은 이 매체에서 여러 번 다뤘습니다. 준비자산이 100퍼센트여도 값이 왜 벌어지는지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디페그 — 준비자산 100퍼센트인데 왜 깨지나요에 정리해 두었어요. 이 글은 아래 두 줄, 한국은행이 「한국이라서」 더 걱정한다고 적은 쪽에 집중합니다.
외환 규제 우회는 왜 한국에서만 더 큰 문제인가요?
한국은 원화가 해외로 나가고 들어오는 길목마다 은행 창구를 세워 두는 나라이기 때문이에요. 백서 참고 V-7(77쪽)이 정리한 현행 규정을 보면, 거주자가 건당 5천 달러를 넘는 외환을 송금하거나 받으면 증빙서류와 취득 경위를 확인받고(외국환거래규정 제2-1조의2), 연간 10만 달러를 넘으면 다시 확인을 받습니다. 신고와 사후관리는 은행이 맡고, 일부 거래는 국세청·관세청에 통보돼요.
백서는 미국·유럽·일본·영국 같은 기축통화국과 달리 한국은 자본·외환 규제를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104쪽). 원화는 기축통화가 아니고, 그래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흐름을 창구에서 지켜보는 장치가 제도 안에 들어와 있다는 뜻이에요.
비유하자면 공항 출국 심사대예요. 지금 원화가 해외로 나가려면 은행이라는 심사대를 지나야 하고, 금액이 크면 서류를 보여 줘야 합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개인지갑 사이에서 오가기 시작하면, 심사대 옆에 문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죠.
이 비유가 깨지는 지점이 있습니다. 공항은 국경선 위에 실제로 서 있어서 옆문을 막으면 됩니다. 그런데 백서는 퍼블릭 블록체인에는 국적이나 운영자 개념이 없어서 내국인과 외국인, 국내와 해외를 구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적었어요(105쪽). 막을 국경선 자체가 장부 위에 그려져 있지 않다는 겁니다.
지금은 무엇이 그 우회를 막고 있나요?
거래소 실명 확인이라는 「식별」 장치 하나입니다. 백서는 지금 원화를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쉽게 바꾸는 곳이 가상자산 거래소뿐이고, 거기서는 실명 거래만 허용된다고 설명해요(71쪽). 거래소 밖으로 코인을 내보낼 때도 실명이 인증된 거래소나 개인지갑으로만 보낼 수 있고, 불법이 의심되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됩니다.
백서는 이것을 불법 거래 통제의 첫 단추인 「식별」이라고 불러요.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있어야 그다음 추적과 동결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거래소 밖 개인지갑 간 장외 거래는 불법에 연루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진입장벽으로 작동하고 있다고도 적었어요(72쪽).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일상적인 지급수단이 되면 이 장벽이 낮아집니다. 백서의 표현으로는 기존의 「원화 현금–달러 스테이블코인」 장외 거래에 「원화 스테이블코인–달러 스테이블코인」 장외 경로가 추가되는 것이고(72쪽), 개인지갑 간 거래는 겉모습만으로 합법인지 자금세탁인지 식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적었어요.
숫자도 이 걱정을 뒷받침합니다. 백서 그림 V-4(69쪽)가 인용한 관세청 자료에서 국내 외환 불법거래 중 가상자산을 이용한 비중은 2020년 3%, 2022년 90%, 2023년 88%, 2024년 52%였어요. 2024년에 내려간 것을 두고 한국은행은 각주 86에서 외환범죄가 새로 발각되면 비중이 다시 높아질 수 있어 감소로 판단하기 이르다고 덧붙였습니다. 세계적으로도 불법 거래에 쓰인 가상자산 중 달러 스테이블코인 비중이 2020년 13%에서 2024년 63%로 올랐다고 적었어요(Chainalysis 인용, 68~69쪽).
수출기업이 실제로 등장한 사례가 있나요?
있습니다. 백서 참고 V-6의 실제 사례 ③, 19개월 동안 6,100여 차례 580억원이 오간 USDT 환치기예요(76쪽). 관세청이 2025년 5월에 적발한 사건이고, 백서는 이것을 가상 사례 두 개와 나란히 실었습니다. 이 사례에 수출업체가 나와요.
수법은 이렇습니다. 러시아 국적의 미등록 환전 브로커가 텔레그램으로 국내 거주 러시아인을 모으고, 이들이 편의점 무통장 송금으로 원화를 보내면 그 돈으로 USDT를 사서 러시아 쪽 개인지갑으로 보냈어요. 그리고 역방향도 똑같이 돌렸습니다. 국내 수출업체가 러시아로 중고차와 화장품을 수출하면, 러시아 현지에서 한국으로 USDT를 보내고, 미등록 환전상이 그것을 원화로 바꿔 수출업체 계좌에 넣어 준 거예요.
수출업체 통장에는 원화가 들어왔으니 겉으로는 대금을 받은 것처럼 보였을 겁니다. 하지만 백서 각주 106은 환치기를 「외국환은행이나 등록된 환전영업자·소액해외송금업자와 같이 합법적인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을 거치지 않고 이루어지는 모든 불법적인 외환 거래」로 정의해요. 이 사건은 그중 미등록 환전영업자에 의한 불법 환전·송금·수취였습니다.
체감으로 옮기면 580억원을 6,100번으로 나눈 한 건은 평균 950만원 정도예요. 한 번에 큰돈이 아니라, 무역대금 한 건 크기의 거래가 19개월 동안 한 달 평균 30억원씩 오간 겁니다. 그리고 이 사건은 USDT 의심거래를 시스템이 잡아낸 게 아니라 제보로 드러났다고 백서는 적었어요. 식별 장치가 있어도 거래소 밖으로 나간 뒤에는 그만큼 보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예금 이탈과 금산분리는 회사와 무슨 상관인가요?
거래 은행의 대출 여력과, 누가 원화 코인을 찍게 되느냐가 여기서 갈립니다. 백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퍼져서 거액의 은행 예금이 발행사로 옮겨 가면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 쉽게 말해 예금을 받아 대출을 내주는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봤어요(79쪽).
발행사는 받은 돈을 대출하지 않고 국채·예금 같은 안전자산으로만 들고 있습니다. 백서는 이것을 결제만 하는 은행, 즉 내로우뱅킹(narrow banking)과 같은 역할이라고 설명해요. 문제는 그 역할을 은행보다 진입장벽과 규제가 낮은 곳이 맡게 된다는 점입니다. 은행 예금이 규제와 보호장치가 덜한 비은행 쪽으로 옮겨 가는 길이 열리는 거죠.
금산분리는 그다음 이야기예요. 백서는 비은행 대기업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 대출을 하지 않더라도 결제 시장 지배력이 커지고, 금융과 산업 사이에 위험이 옮겨 붙을 수 있어 금산분리 원칙의 취지와 부딪칠 소지가 있다고 적었습니다(79쪽). 빅테크나 대기업이 자기 생태계 안에서 쓰는 원화 코인을 찍는 그림을 떠올리면 됩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왜 은행부터 발행하자고 하나요?
외환 창구를 이미 운영하고 있고 자금세탁방지 역량이 검증된 곳이 은행이라서, 먼저 은행이 발행해 위험을 점검하자는 논리예요. 백서는 외환·자본 규제와 금산분리 같은 한국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은행권 중심 컨소시엄 형태로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론을 냈습니다(103쪽).
역할 분담도 적었어요. 은행은 발행과 본인확인·자금세탁방지 같은 규제 준수 영역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비은행은 은행 중심 컨소시엄에 참여해 기술혁신과 상품개발 노하우를 결합한다는 겁니다(103쪽). 「비은행 금지」가 아니라 「누가 무엇을 맡고, 무엇부터 할지」의 문제로 정리한 셈이죠.
근거로는 미국을 들었습니다. 백서는 미국 지니어스법(GENIUS Act)도 빅테크·제조사·유통사 같은 비금융 상장기업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관계 기관이 참여하는 심사위원회의 만장일치 의결로만 허용한다고 설명해요(105쪽). 미국 법 자체는 지니어스법 시행일 2027년 1월 18일에서 다뤘습니다.
다만 이것은 한국은행의 의견이지 법이 아니에요. 은행 지분 51%라는 숫자는 국회 법안 조문에 없다는 점, 법안마다 발행 주체 요건이 다르다는 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안 비교 글에서 확인했습니다. 2026년 10월 15일 기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근거법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어요.
코인으로 대금을 받는 회사는 지금 무엇을 정해 두면 되나요?
받는 경로와 바꾸는 경로를 「등록된 곳」으로 고정해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한국은행이 걱정하는 것은 창구를 거치지 않는 경로이고, 회사가 다칠 수 있는 지점도 정확히 거기예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나오든 안 나오든 쓸 수 있는 기준 네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첫째, 원화로 바꿔 주겠다는 미등록 업자는 거절합니다. 해외 거래처가 “USDT로 보낼 테니 한국에 아는 환전상이 원화로 넣어 줄 거다”라고 하면, 그게 백서가 실은 사례 ③의 구조예요. 회사 통장에 원화가 들어와도 그 사이 경로가 불법이면 문제가 됩니다.
둘째, 코인을 받는 거래소와 지갑을 사내 규정으로 지정합니다.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처럼 실명 확인이 되는 곳으로 받으면, 백서가 말한 「식별」이 회사 쪽에서 먼저 작동해요. 담당자 개인지갑으로 받는 일은 막아 두는 편이 낫습니다.
셋째, 원화 입금을 청구 건과 함께 기록합니다. 어느 거래처의 어느 인보이스 대금인지, 코인 수량·전송 해시·원화 환산액을 한 줄로 남겨 두면 나중에 외국환 신고나 세무 확인이 들어와도 설명이 됩니다. 입금 대조 방법은 USDC 입금 확인, 전송 완료인데 수납 처리해도 될까요?에 자세히 적었어요.
넷째, 2026년 12월 3일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이전업 등록제를 확인합니다. 외국환거래법 개정으로 코인을 국경 너머로 옮겨 주는 사업자는 등록해야 하고, 시행령 개정안은 개인지갑 입출금까지 이전업무로 봅니다. 회사가 쓰는 거래소가 등록 대상인지, 등록을 마쳤는지가 새로운 확인 항목이 돼요. 자세한 범위는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개정안, 개인지갑 입출금도 이전업무로 봅니다에서 볼 수 있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최종 모습은 법안이 정해지면서 바뀔 수 있어요. 한국은행 백서는 제도를 정하는 쪽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보여 주는 문서라, 법이 나왔을 때 어떤 조항이 왜 들어갔는지 읽는 기준으로 쓰기 좋습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이 글도 확정된 조문 기준으로 고치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한국은행은 한국만의 추가 위험으로 외환·자본유출입 규제 우회를 먼저 꼽았어요. 은행 창구를 거치지 않는 해외 이동이 쉬워진다는 뜻입니다.
한국은행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반대하나요?
반대가 아니라 순서를 말해요. 은행권 중심 컨소시엄으로 먼저 발행해 위험을 점검하고 점진적으로 넓히자는 입장입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나오면 예금이 줄어드나요?
백서는 예금이 발행사로 옮겨 가면 은행의 대출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봤어요. 실제 규모는 제도 설계에 달려 있습니다.
환치기는 정확히 무엇인가요?
외국환은행이나 등록된 환전영업자·소액해외송금업자를 거치지 않고 하는 모든 불법 외환거래를 말해요. 한국은행 백서의 정의입니다.
해외 거래처가 USDT로 주면 원화로 바꿔 주겠다는 업자가 있는데 써도 되나요?
등록되지 않은 업자라면 피하세요. 백서가 든 580억원 환치기 사례의 수출대금 경로가 바로 그 구조였어요.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은 통과됐나요?
2026년 10월 15일 기준 아직이에요. 의원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고 발행 주체·은행 지분 같은 핵심 조건도 확정 전입니다.
출처
참조 6건 중 1차출처 5건 · 본문 7,148자 · 읽는 시간 19분
- 한국은행 — 디지털 시대의 화폐, 혁신과 신뢰의 조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이슈와 대응방안(2025. 10.) 본문 59~60쪽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참고 V-1 PRIMARY
- 한국은행 — 같은 백서 본문 68~72쪽 외환 및 자본유출입 관리 정책에 미치는 영향(관세청 무역범죄 통계 그림 V-4 포함) PRIMARY
- 한국은행 — 같은 백서 참고 V-6 실제 사례 ③ USDT 환치기·참고 V-7 현행 자본유출입 관련 규제(본문 74~77쪽) PRIMARY
- 한국은행 — 같은 백서 본문 79쪽 금융산업구조에 미치는 영향·103~105쪽 은행권 중심 도입 PRIMARY
- 국가법령정보센터 — 외국환거래법(법률 제21714호, 2026. 12. 3. 시행) 가상자산이전업 등록 PRIMARY
- 조세금융신문 — 서울세관, 편의점 송금까지 악용 580억 불법 송금 적발(2025. 5. 보도)